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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al Site

이번 전시 제목인 ‘포털 사이트’는 어딘가로 들어가기 위한 문을 뜻하는 ‘Porta’에 어원을 두고 있는 Portal과 장소를 뜻하는 Site가 함께 쓰이면서, 오늘날 ‘네이버’와 ‘다음’ 같이 어떤 콘텐츠로 들어가기 위한 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웹페이지를 뜻하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이 ‘포털 사이트(Portal Site)’를 ‘어딘가로 들어가기 위한 문’과 그 ‘장소’라는 지점에서 더 확장적이고, 은유적인 개념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인터넷 통신망과 데스크톱 PC가 대중적으로 보급 되던 2000년대 이후, ‘온라인 공간’이라는 개념과 함께, 우리는 그 안에서 최적화된 시스템에 따라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하고,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예술 또한 온라인 공간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예술의 감상과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창고의 기능이 주된 기능이었다. 반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와 그 환경을 살펴보면, 드라마, 영화,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유튜브, 넷플릭스, 스팀과 같은 콘텐츠 플랫폼은 나의 취향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더 많은 콘텐츠의 종류를 빠르게 접하고 소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달해왔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 소비의 빠른 속도와 방대한 양이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은 지금까지의 예술을 감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마찰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전시 《포털 사이트(Portal Site)》에 참여한 4명의 작가는 그동안 ‘가상 공간’, ‘온라인 공간’을 키워드로 연구하던 주제인 데이터와 이미지, 공간-시점과 신체, 가상 공간과 그안의 존재, 그리고 주체성의 해체에 대한 작은 실험을 선보인다.

박동준은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Normal Map> 시리즈를 새공간에 적용하여 VR로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Normal Map> 시리즈는 실재 공간과 그 공간을 3D 스캔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를 이용해서 디지털 공간에 생성하는 이미지로의 변화 과정을 통해서, 투명에 가까울 정도로 단순해 보이는 ‘화이트 큐브’라는 공간을 디지털을 통한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박동준이 가상공간에 대해서 데이터를 통한 이미지 생성으로 이야기 한다면, 서태리는 <Inventionen>(2021)을 통해서 물리적 법칙을 초월한 무대 공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태리는 디지털 미디어에 신체를 불러오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 작품인 <하나의 몸으로 2인무 안무하기/>(2020)는 하나의 채널에 3가지 시점의 안무를 불러와 중첩하여 보여주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가상공간에서만 실현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시점의 3가지 무대로 펼쳐서 재구축하였다. 문소현의 <Hollow Show>는 쇼윈도우, 로비, 응접실, 중정, 갤러리, 연회장으로 나누어진 가상공간에 33개의 영상을 배치한 작업이다. 영상에는 각종 사물과 식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움직임을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여 영상화하였고, 가상 공간안에 홀로 움직이는 사물들을 모습을 통해 현시대의 욕망을 발견하고자 한 작업이다. 앞서 작품들이 가상공간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작품에 활용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진 인이 나래의 <창작자들>(2021)은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온라인 공간 안에서 수동적인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진행하는 온라인 방송을 통해서 사람들이 지시하는 데로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류와 창작, 그리고 그것에 대한 소유와 권리, 그리고 주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이번에 선보이는 4개의 가상공간은 그동안 '아카이빙 바벨' (https://www.archivingbabel.com/)을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가상 전시장을 기획/제작한 박동준이 제작하였다. 박동준은 이번 전시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최근 2년간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예술계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가상공간’ 등의 키워드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논의가 끊임없이 오가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갑작스러운 상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고도의 기술이 많은 부분 상용화되어 온라인-디지털 공간이 우리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가치관과 새로운 방향성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와 가능성에 대한 의문점도 많은 상황이다. 이번 전시에서 4명의 작가는 각각 디지털이 데이터를 통해서 이미지를 생산하는 메카닉, 우리가 접하는 디지털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신체를 불러오는 방법에 대한 실험, 반복되는 영상과 가상 공간의 공허함, 그리고 그안에서 표백된 듯한 존재, 마지막으로 공유지인 온라인 공간에서 주체의 모호함과 질문에 대해 탐구한 이야기를 구체적인 실천의 시작으로서 보여주고자 한다. 컴퓨터를 일정 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화면 보호기가 나타난다. 다시 마우스를 움직이면, 장막이 걷히듯 화면 보호기는 사라지고 우리는 모니터라는 문을 통해 그 안의 세상으로 들어간다. 온라인-디지털 세상은 현실의 물리법칙과는 다른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며, 지금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떻게 예술작품을 감상하는지, 그리고 어떤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 이다영

 

‘Portal Site’, the title of the exhibition, is widely used as a name of the web service, which provides access to the web contents such as Naver and Daum specifically in South Korea. The origin word of Portal lies with the Greek word ‘porta’, meaning door, which is chosen alongside the word Site to refer to the concept of travel within the search engine’s purpose. This project redefines the existing ‘Portal Site’, replacing it with a more expansive and metaphorical concept as ‘a door or a site of entry’ where we can access another space.

Since the 2000s, within the concept of ‘online space’, we have built an entirely new world and created its own culture in accordance with the optimized system. At this time, Internet networks and PCs have experienced exponential growth, becoming a dominant aspect in everyone's lives around the globe. In the art area, discussions related to online spaces have been carried on for a while. The internet has become a convenient archive for information pertaining to specific artworks or artists, making research easier to be appreciated fully. On the other hand, the digital media and its environment that we encounter in our daily lives have been developed with entertainment such as dramas, movies, and games. Companies such as YouTube, Netflix, and Steam have progressed with the prominence of the internet in mind, and have allowed it to shape their businesses. For example, algorithms that determine an individual's taste in the content have been widely utilized by these companies. It is important to know that the nature of the internet dictates fast and vast content consumption. Honestly, there are many unsuitable parts for appreciating art so far, so it is true that such an environment is causing friction. The four artists who have participated in this exhibition “Portal Site” present some small experiments on data, images, space-view and the body, the existence of virtual space and its subjectivity, and finally, the dissolution of subjectivity. They have researched the terms ‘virtual space’ and ‘online space’ as vital pieces of vocabulary within this conversation.

Dong Joon Park reconstructs and shows the <Normal Map> series, which has been in progress since last year, into VR by applying it to Saegonggan. The <Normal Map> series is a project initiated to present a new perspective of the "white cube" that looks simple enough to be transparent, through its real space, data generated when 3D scanning the area and the process of changing data generated when 3D scanning the space. Since Park examines virtual space by creating images through data, Teri Seo shows the appearance of a stage space that transcends physical laws through <Inventionen>(2021). Seo is researching how to bring the body into digital media. If her previous work <Duet>(2020) was overlapping three viewpoints of choreography in a single channel, <Interventionen> was reconstructed into three stages at different perspectives that can only be realized in virtual space. Sohyun Moon's <Hollow Show> is formed as 33 videos are placed in a virtual space divided into show windows, lobby, drawing room, courtyard, gallery, and banquet hall. Various objects and plants appear in the video. The artist visualized their unique movements in the videos using multiple techniques and attempted to discover the desires of the current era through the appearance of objects moving alone in a virtual space. While previous works independently interpreted virtual spaces and showed artists using them in their pieces, Jin Inni Narae 's <Creators>(2021) shows the appearance of passive artists in online spaces involving unspecified people. Through this, Jin raises questions about exchanges and creations in online space, ownership and copyrights, and subjectivity. The four virtual spaces to be introduced in this exhibition have been produced by Dong Joon Park, who planned/produced virtual exhibition spaces for various artists through "Archiving Babel (https://www.archivingbabel.com/)." Park is also a producer of this exhibition.

Due to Covid-19, which has heavily impacted for the past two years, the art world has begun to adapt and suggest alternatives to the traditional art landscapes such as museums and galleries. They have centered around keywords such as "non-face-to-face", "online", and "virtual space". Many discussions have taken place within the art world with the concerns communicated by these words at their heart. One of the reasons that our society was able to adapt so quickly to the pandemic situation was that the existing prevalence of sophisticated technologies occupied a large part of our lives. However, the issues we had to deal with as a society are how to reconcile our existing values and our new directions. Within the exhibition, each of the four artists wanted to demonstrate the mechanism by which digital data produces images, as well as show their experiments which explored how to bring the body into accordance with the characteristics of digital media which we encounter. In addition, they explored the emptiness of repeated videos and virtual spaces and how these appear as barren landscapes, a bleached existence. Finally, they explored the subject’s ambiguity and the questions we pursue within online spaces, also known as the commons. If we don't use the computer for a moment, a screen saver appears. When we disturb the computer’s mouse, the screensaver disappears as though a tent has been lifted, and we enter the inner world through the door of the monitor. The online digital world is a place where laws different from the physical ones of our world exist. Now, we need to find out how to appreciate artworks and what works we can create with them.

Dayoung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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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2021 새공간

기획 : 박동준,이다영

참여작가 :  문소현,박동준,서태리,진나래

그래픽 : 파이카

웹제작 : 조성용

VR제작 : 아카이빙바벨(박동준)

영상 : 김진

번역 : 윤하나

공간지원 : 새공간

지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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